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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ㆍ국민참여

고마워요, 우리 국군

고마워요우리국군

76사단 113연대직할대 분들을 칭찬합니다
지난 9월8일부터 3일간 강원도 76사단 113연대로 동원훈련을 다녀왔습니다.

예비군 훈련이란거 어쩔수없이 모든 사회생활을 중단하고 입대하는것과는 달리 다녀와서 다시 스스로

그 공백기를 메워야 하는 부담때문에 시간의 길이와 상관없이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겁니다.

저역시 주말도 아니고 평일에 3일이나 자리를 비우려고 하니 밀려오는 짜증을 금할수가 없었죠.

더군다나 부대와 주거지역이 거리가 멀어 아침5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어쩌고 하려니 출발부터가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할건 해야죠 뭐.. 대충 이런 마음으로 갔던것같네요.

하지만 도착하면서부터 서서히 감정이 누그러들기 시작했습니다. 간만에 바쁜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가까운 지역에서 맑은 공기에 크게 심호흡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더군다나 다른 훈련때

자주 보게되던 예비군과 조교및 부대사람들의 서로가 짜증어린 얼굴로 대하는게 아닌 웃으면서 반겨주는

모습과 무조건 고래고래 목청만 높여서 강압적으로 통제를 해보려는 방식과 달리 예비군들의 짜증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표정과 말투에 다른 예비군들도 비교적 빠르게 여러 지시들을 따라주고 이동해주는

덕분에 진행속도도 빠르고 불필요하게 더운날씨에 전체 인원을 방치해서 시간만 흘려보내는 식이 아니라

입소진행부터 꼭 필요한 인원만 적소에 맞춰 일을 진행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그사이 짐정리등 바뀐 환경에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진행해서 쓸데없는 소요성 행사가 없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의 불만이 조용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입소식때 예비군인지 현역인지 구분이 안될정도로 큰 목소리로 자발적인 호응을 끌어내는

놀라움을 보았습니다. 그때부터 저도 76사 113연대 간부님들과 병사들을 바라보는 관점이 완전히 바뀌게

되더군요. 이건 일시적으로 의도한게 아니라(물론 어느정도는 의도한 부분도 있겠지요 ^^;) 몸에 밴 마음가짐

이 다른곳이랑 다른거구나 싶더군요. 입소식의 진행자체도 절차나 의례는 전부 진행하되 불필요한 말들로

지루하게만 만드는 식이 아니라 짧고 재밌는 이야기들로 땡볕아래서 땀만 뻘뻘 흘리는 일은 없었습니다.

113연대 연대장님의 너무 권위적이거나 하지않는 필요한 말만 화기애애하게 이끌어주신 점이 유난히

돋보였습니다. 부대의 간부를 칭찬해보긴 오랜만이네요 하하 지원중대를 맡으셨던 중대장님의 재치있는

농담들도 한결 분위기를 가볍고 호응을 끌어내는 좋은 수단이었습니다.


그래도 훈련이란게 즐겁다라고는 할수 없겠죠. 몸도 한동안 안움직이다가 평상복이 아닌 군복을 입어서

무겁고 어색한데다 날씨까지 가을답지 않게 무더웠으니까요(온도계를 보니 30도에 육박하더군요)

아무리 좋아진 분위기라도 누군가 짜증을 내고 맞받아치기 시작하면 서로 감정적이 되리라는건 불을보듯

뻔한 상황이었습니다만 위에서 아래로 짓눌러 어쩔수 없이 강압적으로 한다는 표정이 역력한 과거 군태생의

비효율적인 패턴과 달리 정해진 교육은 다 진행하면서도 예비군들의 짜증섞인 표현들에도 웃으면서 교육을

진행하던 어린 조교들이 되려 얼른 같이 맞춰주고 정당하게 휴식시간을 보장받자는 분위기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제가 기관총특기인지라 m60안전검사및 분해결합 교육을 받는데 거기 있던 전원이 처음

만져보는 총기임에도 불구하고 2분 30초 안에 전 과정을 끝내는 정도였으니 어느정도 교육에 집중했고

설명이 잘 되었는지 충분히 짐작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대대장님이 오시더니 "다시 현역으로 오셔도

되겠네요" 라는 끔찍한(?) 농담을 던지시면서 웃으셨지만 그만큼 교육의 질도 높았고 호응도 잘 끌어낸

결과라 생각됩니다. 나중에 예비군들과 대화를 나눠보니 대다수의 교육들이 그랬다더군요.

사격교육이 있던 날도 사격장이 산을 하나 넘어 한시간을 넘게 걸어가야 하는 정말 끔찍한 경로였지만

조교에게 총을 맡기는 예비군이 없었습니다. 10키로가 넘는 m60이나 유탄, 3키로 남짓의 소총이라도

갑자기 방탄을 쓰고 전투화를 신고 먼길을 걸으면서 애꿎은 현역병사들을 괴롭히면서 그나마 스트레스라도

안푸는 훈련은 처음 봤습니다. 현역때도 그정도 거리 걸어가면 슬슬 짜증이 날텐데 말이죠. 유달리 착한

예비군들은 절대로 아니었을겁니다. 같은 지역이니 다른 훈련때도 비슷한 사람들과 훈련을 했으니

이번만 특이할리는 만무하겠죠.

조금은 다른 내용의 정신교육 내용으로 맨날본거 또보는 형식의 취침시간이 아닌 정신교육시간진행,

대부분 예비군들이 적극적으로 너무 빨리 교육내용들을 소화해버려서 더이상 진행할게 부족해져서

잉여시간이 생겨버릴정도의 호응을 끌어내는 실습교육,

내무실 생활에서도 계속 불편한게 없는지 웃으면서 물어오는 간부님들과 동생같은 병사들,

절대로 넉넉할수 없는 환경에서도 최대한 깨끗하고 필요한것들을 챙겨주려는 노력들이 눈에 보이는데

뭐하나 해줄게 없더군요 그저 잘 따라주는수밖에...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일어나서 밤늦게까지 뛰어다니는 애들이 불쌍해서 피엑스 물품구입에 음료라도

사주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한사코 거절하더군요. 우리가 먹을거니 사다달라고 해서 억지로 한두개 먹이기도

힘들었습니다. 자판기 음료한잔도 몇번이나 이야기하고 강제로 끌고가서 두어명 먹였군요. 먹고픈것도 많고

힘도 많이 들고 자제력도 아직 충분하지 않을 나이인데도 말이죠. 헬멧 아래로 땀이 뚝뚝 떨어지는데

씩 웃으며 " 선배님 식사는 잘하셨습니까?" 하고 물어오는 녀석들, 신종플루로 사람많이 모이는게 이래저래

부담스러운 시절에 자신들은 당분간 외출이 제한된다면서(요거 정말 군생활의 최악의 스트레스죠) 혹시

전염될 우려는 없는지 하루에도 몇차례씩 온도를 제고 아픈사람은 없는지 확인하는 조교들.

마지막날 텐트를 칠때엔 예비군들이 현역병사들이 들고있던 장비들을 빼앗아서 우리가 그냥 후딱 하겠다며

다들 우루루 달려들어 뚝딱 해치우는 모습들이 우리나라 군대에서도 이런게 가능하구나 싶었습니다.

(24인용텐트가 아마도 15분안에 설치하는거죠? 그보다 곱절은 빨랐을겁니다)

퇴소하기전 마지막 점심시간 한 병사가 뛰어오더군요. 그간 여러조교들 중에서도 더 밝은 표정으로 더 많은

배려와 신경을 쓰려고 노력했던 안재영 일병이었습니다. 자신이 오후에는 다른 업무때문에 퇴소할때

아마도 참석하지 못할거 같다고 미리 안녕히 가시라고 인사하러 왔다더군요. 겨우 3일..만으로 48시간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말이죠. 솔직히 인간미에 감동했습니다.

"그래 너도 군생활 열심히 하고 언제 휴가 나오면 꼭한번 들러. 맛있는 밥이라도 꼭 한끼 사주고 싶다" 라고

말하며 명함한장 달랑 쥐어줄수 밖에 없었습니다. 바쁘게 다시 뛰어 가던 뒷모습이 왜 그리 가슴에 짠하게

남던지...


이곳에 칭찬을 한다고 해서 그들에게 무슨 실질적인 혜택이 주어질 정도로 영향력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1초도 아까워서 가기싫었던 예비군 훈련을 마치고 어제까지 밤새가며 그간의 공백을 메우느라 피곤한

상태지만 도무지 이런식으로라도 칭찬을 해주지 않고서는 사람대 사람으로서의 예의가 아니다라는 생각에

장문을 글을 적어봅니다.

76사 113연대 연대장님, 대대장님을 비롯한 모든 간부님들과 병사들.

특히 온갖 예비군의 짖궂은 장난에도 웃는 얼굴로 더이상 따르지 않을수 없게 만드신 본부중대 이동관중대장님,

10살은 더 나이먹은 내가 부끄러울 정도로 예의바르고 열심이던 안재영 일병,

그들을 진심으로 칭찬합니다. 그리고 내년에도 그들과 함께 훈련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사격장 가는 가파른 길은 싫지만요 ㅠㅠ)

실습교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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