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학전 대비 수십 년 노하우 큰 기여
수명 만료 전 성능 검사…신뢰성 확보
전문성 부족한 타 부처 자산 평가 지원
행안부 이어 경찰청·해양경찰청 확대
국방부가 수십 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화생방 자산을 관리해 지난해에만 409억 원의 예산을 절감했다. 또 정부 부처가 보유한 화생방 자산의 효율적인 관리까지 지원해 예산 절감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국민의 군대’로서 생화학 무기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수십 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다.
국방부는 30일 “군이 운용하는 저장 화생방 장비·물자에 대해 실시하는 신뢰성 평가(CSRP)를 행정안전부가 보유한 화생방 장비에 적용했다”며 “이를 통해 2019년 12억 원의 예산을 절감한 데 이어 올해는 경찰청·해양경찰청의 화생방 장비·물자에도 CSRP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군이 화생방 상황을 대비해 방독면·보호의 등 화생방 장비·물자를 갖추고 있듯이 정부 부처와 관공서 등 국가 조직도 화생방 장비·물자를 보유하고 있다. 화생방 자산을 보유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충실한 관리다. 화생방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장비나 물자가 제 역할을 못하면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CSRP는 국방부의 효율적 화생방 자산 관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CSRP는 전문 검사기관이 수명 연한이 다가오는 저장 화생방 장비·물자의 성능을 검사해 신뢰성을 확보하는 제도다. 국방부는 지난 2006년부터 CSRP를 실시해 합격품은 수명 기한을 연장하고, 불합격품은 교보재로 전환하거나 폐처리하고 있다.
국방부는 현재 K1 방독면 등 방독면류 5개 품목, 여과기류 7개 품목, 보호의류 3개 품목, 제독·탐지·연막제류 8개 품목 등 23개 품목에 CSRP를 적용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를 토대로 화생방전 생존성을 확보하고, 전투준비태세 유지에 힘을 싣는 것은 물론 지난해만 409억 원의 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수치상 수명이 다했지만, 기능은 정상인 화생방 자산을 계속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화생방 자산 관리 측면에서 국방부와 비교해 전문성이 다소 부족한 정부 부처의 화생방 자산 신뢰성 평가를 지원하고 있다. 민방위용 일반 방독면 정화통 등 3개 품목, 26개 로트(동일한 원자재, 부품, 제조공정으로 만들어진 같은 품질 수준의 제품을 하나의 단위량으로 모은 것)에 대해 CSRP를 의뢰한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6개 로트가 합격 판정을 받아 12억 원 이상의 예산 절감 효과를 누렸다. 올해는 경찰청과 해양경찰청으로 범위를 확대하는 등 다른 정부 조직의 화생방 자산 관리 지원을 꾸준히 늘려갈 방침이다.
CSRP 협업을 주관하는 국방부 하헌철(대령) 장비관리과장은 “다른 정부 부처 등을 대상으로 화생방 자산의 효율적인 관리 방안을 홍보하고 협업해 화생방 장비·물자의 신뢰성 확보와 국가 예산 절감이라는 성과를 달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맹수열 기자
맹수열 기자 <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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